속건조에는 역시 리쥬란,
리쥬란의 다양한 활용법
겉에 화장품을 아무리 발라도 피부가 당긴다면, 피부 속에 재료 공급이 필요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져서 기분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말에 아이 친구들 5가족과 글램핑을 다녀왔는데, 낮에는 적당히 덥고 저녁에 약간 쌀랑한 날씨가 딱 캠핑하기 좋았습니다. 모두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확실히 가을이라 피부는 건조한 것 같습니다. 여름 내내 습했던 공기가 가을로 넘어오면서 습도가 뚝 떨어졌는데, 피부가 놓치지 않고 곧바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요즘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얼굴이 당긴다', '푸석하다', '화장이 뜬다', '이유 없이 따갑다' 입니다. 또 '웃으면 잔주름이 자글거린다', '눈 밑과 팔자주름에 자꾸 화장이 낀다'라고도 하십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속건조입니다. 속건조란 의학적으로는 '피부 자체의 수분 보유 능력 감소 + 피부 장벽 손상으로 수분 손실 증가'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표면의 유분이 부족한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라, 화장품을 여러 겹 바르는 것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속건조가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이 계절에 제가 리쥬란 시술을 권해 드리는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속건조는 바르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깊은 층의 문제입니다
피부는 크게 표피와 진피로 나뉩니다. 우리가 바르는 보습제가 실제로 작용하는 곳은 표피의 가장 바깥, 각질층입니다. 각질층은 죽은 각질세포와 그 사이를 메운 지질로 이루어져 있고, 이 층의 구조가 촘촘하면 안쪽의 수분이 밖으로 날아가지 않습니다. 보습제는 이 각질층 위에 얇은 막을 만들어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의 증발을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속건조 증상에는 표피뿐만 아니라 진피도 관여합니다. 진피에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그물처럼 짜여 있고, 그 사이를 히알루론산 같은 기질이 채우면서 수분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 진피층의 구조가 건강하고 촘촘하면 피부는 탄력있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어 공기가 건조해지면 피부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평소 자극적인 세안, 잦은 각질 제거, 미백 기능성 연고 사용 등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어 있던 분들은 수분 증발이 매우 빠릅니다. 또한 피부 노화가 진행되면서 진피 속 수분 자석이라고 불리는 히알루론산의 생성량이 감소합니다. 그래서 피부 속에 수분을 많이 붙잡고 있지 못하게 되어 속이 건조해지게 됩니다. 피부는 수분 증발을 악착같이 막기 위해 역설적으로 유분을 더욱 분비하여 피부 겉을 코팅하려는 경우도 있어서, '겉은 번들거리는데 속은 당긴다' 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건조가 오래 지속되면 평소 쓰던 화장품이 따갑게 느껴지고, 붉은 기가 쉽게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 보습제를 여러 겹 발라도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 있습니다. 도움은 되지만 깨진 그릇 자체를 고치지는 못합니다. 진피가 다시 수분을 잘 붙잡아 둘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치료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리쥬란은 어떤 원리로 피부를 바꿀까요
리쥬란의 주 성분은 연어 DNA에서 추출한 PN(polynucleotid, 폴리뉴클레오타이드)입니다. DNA를 이루는 핵산이 길게 이어진 사슬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체의 DNA와 구조가 비슷해서 알러지 반응이 거의 없어, 예민한 피부에도 비교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PN을 진피층에 직접 넣어 주면 두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섬유아세포를 다시 일하게 합니다
진피에서 콜라겐과 기질을 만들어 내는 세포가 섬유아세포입니다. 나이가 들거나 자외선·염증에 오래 노출되면 이 세포의 활성이 떨어집니다. PN은 섬유아세포에 재생 신호를 주는 동시에 새 DNA를 만드는 재료로도 쓰여, 피부가 스스로 콜라겐과 기질을 다시 짜도록 돕습니다.
PN 자체가 물을 붙잡습니다
PN 사슬은 물과 잘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 주입된 곳에서 수분을 끌어당겨 오래 머물게 합니다. 게다가 PN은 분자가 커서 천천히 분해되기 때문에 진피 안에 한동안 남아 있습니다. 넣은 날 반짝 좋아졌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주에 걸쳐 재생 신호를 계속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리쥬란은 필러처럼 피부를 이물질로 채우는 시술이 아니라, 내 피부가 스스로 진피 구성물들을 만들어 내도록 촉진하는 시술입니다. 그래서 맞은 직후 바로 거울에서 극적인 변화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1-2주 지나면서 피붓결이 부드러워지고 피부 속에서 물질들이 합성되어 차 오르는 느낌이 생깁니다. 보통 2~4주 간격으로 3~4회를 한 묶음으로 계획하고, 이후에는 분기에 한 번 정도로 관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PN과 상처 치료에 쓰이던 PDRN이 어떻게 다른지, 리쥬란 HB·아이 같은 제품 구분은 리쥬란(PN)과 PDRN의 차이, 그리고 리쥬란HB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리쥬란이 속건조가 심한 가을에 좋은 이유
속건조는 피부 표면뿐만 아니라 피부 속 진피의 상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리쥬란은 그 진피에 직접 들어가는 치료이고, 마침 지금이 겨울을 준비하기에 적절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보습제가 닿지 못하는 층에 직접 들어갑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바르는 보습제는 피부 최상층인 각질층에서 일합니다. 리쥬란은 주사로 진피에 직접 넣는 시술이라, 수분을 붙잡는 일을 주로 하는 진피층에 바로 작용합니다. 피부층이 스스로 수분을 잘 붙잡고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시술입니다.
예민해진 환절기 피부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피부장벽이 약해진 피부는 평소보다 예민합니다. 이 때 필링 시술 등으로 각질을 벗기거나 강한 자극을 주는 레이저 시술을 하면 붉은 기와 따가움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이런 피부 컨디션일 때도 리쥬란은 피부에 큰 자극 반응 없이 피부 재생을 촉진하기에 치료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피부 장벽이 약해진 환자분이 오셨을 때, 리쥬란 등으로 재생 치료를 먼저 해서 기초 체력을 올린 다음 천천히 다른 시술을 계획하는 식으로 계획을 짜 드리고 있습니다.
효과가 천천히 쌓이기 때문에 미리 시작해야 합니다
피부가 가장 힘들어하는 때는 난방을 빵빵하게 트는 한겨울입니다. 겨울을 위해 지금 리쥬란 시술을 차근차근 쌓아 놓는 것이 경험상 결과가 좋았습니다. 리쥬란 치료 후 내 몸이 콜라겐 등의 진피 구성물을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 원하는 보습 효과를 얻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습도가 막 떨어지기 시작하는 때에 3~4회 과정을 시작하시면, 추워졌을 때 훨씬 편하게 지내실 수 있습니다.
따가움, 붉은기, 화장 들뜸이 함께 줄어듭니다
건조해서 피부 장벽이 약해지면 원래 쓰던 화장품을 발라도 따갑고, 뺨이 쉽게 붉어지고, 각질이 일어나 화장이 들뜹니다. 피부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가면 이런 증상들도 같이 좋아지게 됩니다.
다만 모든 건조함이 리쥬란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지루피부염, 접촉피부염처럼 치료가 필요한 피부 질환이 있으면 먼저 그것을 치료해야 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나 복용 중인 약 때문에 피부가 사막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기고 가렵고 각질이 심하게 일어난다면 먼저 피부과 전문의에게 피부 진료를 먼저 받으시고 치료를 하셔야 합니다.
리쥬란의 다양한 활용
리쥬란을 보통 얼굴 피부에 많이 시술하지만, 사실 어느 부위의 피부에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목이 자글자글하고 얇아지는 경우 목 피부에 리쥬란 시술을 할 수 있습니다. 굵게 패인 가로 주름을 치료하려는 목적은 아니며, 전체적으로 얇아짐으로써 조글조글한 주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 번씩 얼굴 말고 목에도 리쥬란 치료를 하시면 좋습니다.
손등에 살이 없어지고 거칠어지면서 건조함을 느끼는 경우 손등에 리쥬란 치료가 효과가 좋습니다. 저는 손을 자주 씻는 직업인 데다가 성격이 좀 급해서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요즘은 확실히 손등이 따갑고 당긴다고 느껴집니다. 종종 손등에 리쥬란 치료를 하는데 금방 그런 증상이 좋아집니다.
특히 요즘 각광받는 리쥬란 시술 부위가 바로 입술입니다. 립밤을 하루 종일 발라도 금세 마르고, 각질이 일어나 뜯게 되고, 세로주름이 깊어져 립스틱이 골 사이에 낀다고 하십니다. 입술에는 보통 리쥬란 HB 제품(리도카인을 함유하여 덜 아픈 제품)을 사용하게 됩니다. 입술 표면이 촉촉해지고, 입술이 스스로 머금는 수분이 늘면서 건조한 느낌이 줄어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입술 리쥬란은 입술 볼륨을 크게 만드는 시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양이나 볼륨을 바꾸고 싶으신 분께는 필러 시술이 잘 맞고, 지금 입술 모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마르고 거친 것만 개선시키고 싶으신 분께 리쥬란이 맞습니다.
| 구분 | 입술 리쥬란(PN) | 입술 필러(히알루론산) |
|---|---|---|
| 목적 | 입술결과 건조함, 얕은 세로주름 개선 | 입술의 크기·윤곽·볼륨 변화 |
| 넣는 층 | 입술의 얕은 층에 소량씩 나눠 주입 |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층에 원하는 양만큼 |
| 변화가 보이는 때 | 회차를 거듭하며 서서히 | 시술 직후 바로 |
| 어울리는 분 | 모양은 그대로 두고 마름과 주름만 정리하고 싶은 분 | 입술이 얇아 도톰하게 만들고 싶은 분 |
통증이 있는 만큼, 충분한 마취도 중요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리쥬란 시술은 피부과 시술 중에서도 꽤 아픈 시술입니다. PN은 점성이 높아 피부에 들어갈 때 묵직한 찌릿함이 있고, 한 부위에 조금씩 나눠 넣는 시술이라 얼굴 전체를 하면 주사 횟수가 수십 번이 됩니다. 눈가와 입술은 특히 예민한 부위입니다. 울면서 맞으셨다는 이야기를 다른 병원에서 듣고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저는 리쥬란에서 연고마취까지도 시술의 일부로 봅니다. 통증이 심하면 환자분이 움직이시게 되고, 그러면 주입 깊이가 고르지 않게 됩니다. 아픈 것을 참는 문제가 아니라 결과가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 마취 연고를 아낌없이, 충분한 시간 — 마취 크림, 만약 얇게 발라 놓고 10-15분 뒤에 시술을 시작한다면 마취가 덜 된 상태로 들어가 엄청나게 아픕니다. 저희는 좋은 품질의 마취 연고를 두껍게 바르고 밀폐해 안전한 선에서 충분히 기다린 후 시술하고 있습니다.
- 가늘고 짧은 바늘로 바꿔 시술하고 있습니다 — 리쥬란 제품에 들어 있는 기본 바늘 대신 더 가늘고 짧은 바늘로 특별히 바꿔 쓰고 있습니다. 특수 바늘값은 원장인 제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주사가 들어갈 때의 통증이 확실히 적습니다.
- 부위에 따라 제품을 고릅니다 — 리도카인이 들어 있는 리쥬란 HB처럼 통증이 덜한 제품을 입술과 같은 부위에는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기는 계절, 화장품으로 덮는 것보다 채워 넣어 보시면 어떨까요
속건조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미 충분히 노력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화장품을 바꾸고, 겹쳐서 바르고, 가습기를 켜고, 그래도 당기기 때문에 병원까지 오십니다. 그럴 때는 피부 안쪽이 수분을 붙잡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눈을 돌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리쥬란은 효과가 입증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재료입니다.
다만 시술 하나, 한 번으로 이 건조한 계절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가습기를 켜고 주무시고, 샤워 시간을 너무 길지 않게 하시고, 세수 직후에 보습제를 바르시는 기본이 함께 가야 합니다. 그 노력 위에 진피를 돕는 치료를 더하자는 것입니다.
얼굴이나 목, 손등, 입술이 계속 건조하고 자글거려서 신경이 쓰이셨다면,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 후 치료해 보십시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